허니브라운 더보기 2014년 11월 8일 흐즈랑 정자역에서 야구한 날 더보기 이 세상 그 누구도 대신 써주지 않는 15매 - 김연수 이 세상 그 누구도 대신 써주지 않는 15매 지금 나는 다시 십 년 뒤의 일들을 생각하는데, 내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할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자명한 유일한 사실은 그때도 소설을 쓰고 있으리라는 점이다. 이런 확신이란 내가 저지르는 마지막 무모한 짓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상에게서 문학을 배웠다. 20세기가 끝나갈 무렵, 그러니까 서평지 에서 기자로 일할 때였다. 그때 기자들은 각각 분야를 맡아서 신간 목록을 작성했는데, 나는 실용과 경제경영을 담당했다. 문학과 인문 쪽은 아무래도 다들 탐내는 책들이 많아서 막 잡지사에 들어간 내가 맡기도 힘들었지만, 내심 문학 쪽으로는 관심도 두지 말자고 다짐하던 시절이었다. 대신에 나는 일과 술에만 관심을 뒀다. 하루 종일 원고 청탁하고 취재하고 책 읽고 기사..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