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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9일 / 밀란 쿤데라 - 무의미의 축제




중층구조와 따라가기 힘든 의식의 흐름, 서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법한 에피소드들, 이 책의 구성과 표현 방식은 제목 그대로 ‘무의미의 축제’라 할만하다. 기억에 나지 않는 인물의 이름만큼이나 그들은 시답지 않은데, 혼자 공상을 하는 인물, 배꼽에 관해 철학적인 집착을 하는 인물, 멋있게 보이기 위해 국적을 위조하는 인물, 불치병에 관한 거짓말을 하는 인물 등. 짧은 책인데, 내가 뭘 읽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 기-기-기-전의 구성 방식을 가진 소설의 말미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무의미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행복을 가는 열쇠이며….’ 뭐 이런 느낌.


이 책을 읽고, 우리는 너무 ‘의미 있음’에 기대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다. 의미 있는 시간, 의미 있는 책, 의미 있는 만남… 우리 대부분을 감싸고 있는 시간을 낭비로 치부하며, 일관된 몇 가지의 목표로 나아간다. 이 책처럼 수많은 무의미가 모여 결국은 의미를 만드는 게 아닐까, 작가의 표현에 따라 ‘절대적으로 무구하게,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는 시간을 낭비로 치부하지 말자-‘ 는 게 나의 감상.


#쓰다보니_빛과소금같이_교훈적이네 #결론은_그러니까_나는_더_놀아야겠다